다도해

글/나천수

무겁다는 것
가볍다는 것
손으로 들어 보든지
저울질 해봐야 하는 것.

무거운 것은 가라앉고
가벼운 것은 물위에 둥둥 떠,

남도 바다에 가면
둥둥 떠 있는 섬
손가락으로 셀 수 없어
그저 많다고 다도해라 하였으니

유인도 무인도 합쳐서
한 2천여 개라는데
크고 작은 섬들
멀리서 보면 
날갯짓하는 새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깎아지른 바위 기암괴석들,

도대체 얼마나 가벼우면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을까.

억겁의 세월동안 
돌부처 같이 묵언 수행하여
도술을 부리는 건가,

손으로 건져 올려 보든지
저울질 해보아야 하는데
바다가 보듬고 놓아주질 않으니,

저 크고 작은 섬들
보듬고 떠받들고 있는 바다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섬이 얼마나 가벼운지,

그래서 사람들이
삶의 무게를 벗어 던지고자
둥둥 떠 있는 다도해 섬으로
몰려가나보다.

사람도 섬처럼 둥둥 떠 있고 싶어서
섬을 그리워 하나보다.

2004년 8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