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길을 걷다





           眞香 이 일임

나의 기쁨은 이 길 위에 있다
본래 조각이던 생의 미완성에서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고
모인 하나가 또 거대한 하나를 만드는
생의 그 모퉁이, 그 마디마다
길은 언제나 하나 안에 존재한다

또랑또랑한 햇살만큼
하나의 값을 뜨겁게 치르는 것이 또 있을까
휘영청청한 달빛만큼
하나의 값을 거룩하게 치르는 것이 또 있을까

너의 존재로 내가 하나임을 알고
나는 너의 또 하나가 되어 
두 개의 엉성한 기둥 세우는 힘이 됨은
우리의 영혼이 하나로 빛나기 때문이다

내 몸이 하나임을 알아
길은 언제나 외길로 다가오고
내가 영원히 너의 뜻이 되지 못함은
하나가 그만 넘쳐버려 다가서지 못할 그 모퉁이에서
버려진 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길은 언제나 빈 채로 다가온다
다만, 내가 그 길의 바람과 만나
숲 속의 길을 만들고
강 나루의 징검다리를 만들어
꿈의 꼭대기로 길을 트는 것이다

기쁨은 언제나 이 길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