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서경원 홈페이지: http://seukw,cafe24.com/ 2004/10/2(토) 06:54 (MSIE6.0,WindowsNT5.1) 211.58.97.159 1024x768 | |
 노을 문향 서경원 계절을 앞질러 불쑥 찾아든 바람 탓인가 새벽부터 끓기 시작한 미열에 편두통까지 육신을 파먹는 고통의 힘줄 힘겹게 끌어 잡고 어머니의 품속 같은 낙원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피워낸 열꽃 고향집 안마당에 채송화 씨 까맣게 여물 즈음 나무하러 소 먹이러 따라갔던 뒷산 발치에선 실버들 휘늘어진 개울이 따가운 햇살에 익어가고 아이들은 꿈을 낚듯 가재랑 미꾸라지를 잡아 올렸지 등돌려 가는 계절의 박정함에 서럽게 목 놓던 매미 서녘해도 숨을 멈추고 뻐꾸기도 목이 메었지 마을에 저녁 밥짓는 연기 오르면 어머니의 나풀대는 치마자락에 타는 저녁놀 소 울음 앞세운 그림자들 뒤로 펼쳐지던 비단 자락 뒷집 술이가 건네준 검붉은 오디 한 줌에 무명치마 풀풀거리며 들판을 내달리던 열두 살 가스내의 볼이 저토록 고운 복사꽃 빛이었을까 040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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