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서경원 홈페이지: http://seukw.cafe24.com/ 2005/1/2(일) 00:13 (MSIE6.0,WindowsNT5.1,SV1) 211.200.210.247 1024x768 | |
 달맞이 고개에서 문향 서경원 덤불 속 새들은 고요히 깃을 접었다 굽은 등 곧추세울 틈 없이 비틀거리는 그림자 하나 무리를 이탈한 새처럼 노을속에 여울진다 뭉그러진 바위에 걸터앉아 뒤축 닳은 신발을 벗고 발바닥 물집 터뜨린다 주르르 진물처럼 흘러나오는 고통의 시간 만월이 채 못된 달이 구름을 밀어내고 있다 절망이 판치는 세상이야 해안 절벽 기어오르던 검은 물살의 푸념 잘게 부서진다 하늘로 이어지는 달빛 사다리 잠시 기우뚱 하더니 웅크린 바다의 등에 뿌리박고 우뚝 솟는다 은쟁반에 풀 먹인 모시수건을 깔고 번뇌에 짓무른 육신, 달빛에 씻어 참회의 제단에 올려 놓는다 못내 겸연쩍어 하던 만월이 어느새 가슴 활짝 내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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