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김은주 2004/10/19(화) 15:27 (MSIE6.0,WindowsNT5.1,SV1,.NETCLR1.0.3705) 218.52.214.250 1280x1024
바다여
바다여
詩 - 김은주
먼 세상 항해 하는 뒷모습이
난생처음 이별을 가르치며
여린 가슴에 빨간 금을 긋던 날에
울부짖던 오열의 소리를 들었는가
흔적없이 떠난 자리에
하얗게 떠돌던 응어리진 물방울이
타들다 걸러진 한맺힌 한 여인네의
말 못할 눈물이었 음을 아는가
철없는 자식들 입에 거미 줄 칠세라
깊숙한 수면 할퀴며 굽이굽이
생사 오가는 싸움 끝에 내뱉던
긴 호흡에 묻힌 절규를 기억하는가 바다여
열일곱 곱던 날에 해녀로 살겠다고
험난한 임 품에 앉기며 일평생 숨죽여 살아온
삼십여 년 삭히며 곰삭은 숙성된 사랑이
쉰셋의 처절한 여인의 마지막 사랑임을 아는가
앙상한 손마디 들어올려 수면으로 복귀하던 날
머리 위에 내려앉은 하얀 복사꽃잎 곱게 빗어 올리시던
정갈하신 주름위에 흐르던 핏빛 눈물이
임에게 뿌려질 마지막 영혼의 흔적임을 아는가
남겨놓은 무거운 짐 풀어헤치며
시린 그리움에 떠돌다 지친 내 여린 감성도
철석 이는 파도에 덜 익은 꿈과 부셔져
내동뎅이 처지던 내 열아홉의 방황이
두 몫을 살아내기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이 었음을
정녕 알고 있는가 나의 바다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