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로다 
        
詩-박영옥/낭송-김수미

고향 친구랑 
등산하기로 약속한날 
들뜬 마음이 서둘러 고향을 향했다 

푸른 숲과    
맑은공기
세속의 찌든 삶을 내려놓고  
정상을 향해 힘겨루기로 
고단한 발걸음을 잠시 멈춰선 곳    
 
폭신한 발밑 촉감에
무의식이 
이미 손안 가득 
낙엽 부스러기 쥐어든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낙엽 속에
하얀 균주가 실타래처럼 엉겨
해묵은 잘 숙성된  부엽토

욕심이 앞선다 
전문인의 사고가 내안에서 꿈틀댄다

풍부한 유기질 
토착 미생물의 보고인 질 좋은 퇴비 

과비로 인해 
지나치게 비대 해진 땅심을
회복시켜주는 영양 덩어리  

이모든 낙엽을 모아다  
농장에 뿌릴 수만 있다면..... 

아쉬움이 
욕심만 잔뜩 내어 놓고 
돌아 서는 걸음이 
미련스레 자꾸만 뒤을 돌아본다 

산행이 목적이 였던  오늘

단 하루도 떨쳐 내지 못하는   
나 자신조차 어쩌지 못하는 
프로 근성이 내안에 있다  

분리될 수 없는 나와  일
천직인가 보다 
그래서 난 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