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연



     詩-서경원/낭송-김수미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목이 터져라 불러 

찾을 수도 없어 



듣지도 못하는 그를 사랑함이 

이토록 답답할 줄이야



이제 

그가 없는 삶을 

삶이라 할 수 있을 런지



어디선가 

툭 등을 치며 나설 것 같아 



찾은 곳 또 찾고 

뒤집어 엎어도 본다 



그의 가치라고도 

여기지 못했던 만큼의 

먼지부스러기 

한 톨 떨어진다




건망증을 의심하고 

부주의도 책망하며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소중함을 크게 깨닫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질 않아



지친 감지기의 

촉수를 곤두세워 

그와 동행했던 최종 시각과 

마지막 행보를 추적한다



기어이 

내 기억력의 한계만 절감하며 



더 이상의 불신으로 

나를 

절망과 혼돈에 들게 할 수 없음에



그와의 인연줄을 

이쯤에서 끊어야겠다 

그래야겠다



혼돈에 들면 들수록 

옥죄는 고통 



그 행복한 멀미에 

다시 

또 돌아보는 인연의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