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너의 만개를 기다리며 
 
 詩-신운영/낭송-김수미


너의 삶이 
눈물의 부침이었음을 
다 알지

어느 한 곳 
안식할 수 없는

쓸쓸한 
가을 바람이었음을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맨살에 부딪치며 
살아야 했다

삶의 무게가 
힘겨워

처진 어깨로 
열사의 한가운데 일제

한줄기 소낙비로 
널 위로하지 못하였음이

오늘 
물결로 인다

돌아보는 이 없는

요란한 
무도회의 뒷전에 서서

기다림에 
익숙해진 허허로움

마감을 재촉하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야

알싸한 추억 
한 장 없는

빈 사진첩 속의 
퇴색된 푸르름을 당겨

서둘러 화장을 하는
잔주름이 외려 
고울 불혹의 여인

그 매콤한 내음의 
만개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