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처럼

詩-서문향/낭송-김수미


문이란 문은 
다 걸어 잠궈라

창이란 창도 
모조리 닫아라

한 올의 빛도 
새어 들지 않게 

벽난로 앞에서 
받을 이도 없는 
선물을 뜨개질하는 
노파의 무릎 밑에 
졸고 있는 선량한 
고양이처럼 늙지는 말라

스물 하고도 하루 
가슴털 비벼 품은 알이 

병아리로 
부화되는 공치사에도
 
겸손하며 또한 
당당하기만 한 암탉처럼 

삶이 곧 기도인, 
생각의 눈을 떠라 
그리고 눈 감으라 

널 앞질러 온 
비난의 화살이 
정수리를 관통하더라도 

무덤 문 
닫히는 그 순간까지 

네게 허락된 
한 줌의 시간과 한 올의 빛 

오직 
너를 위해 써 다오, 
너를 위해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 줄기들의 눈조차 
뜰 수 없는 이 눈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