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시/최상근 



우면산 카페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끝내주는 경치도 없고,

가슴 울렁거리게 하는 향기도 나지 않습니다.



이상할 것 같지만,

사실 커피도 없습니다.



다만,



커피처럼 진한 

냄새를 가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묘한 공간입니다.



그분들이 떠나면서 

남겨놓은 

한 줄기 글발에서



꽃 향기가 나기도 하고

시냇물 소리가 나기도 하며



애끓는 사랑들이 춤추기도 하는

재미난 공간입니다.





그냥

돈 없이 들어와도 되고

갈 때는 말 없이 가도 됩니다.





다만, 



작은 글발이라도 남겨놓으면

그대는 사랑받습니다.





오래도록 

향기나는 장미처럼.................





** 배경/ 김상섭님 사진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