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詩-에나로 /낭송-김 수미

하교길 농로 꼬랑에서
바지 저고리 흠뻑 젖어가며
검정고무신에 송사리 몇마리 잡아와
"엄마! 고기 잡았어" 하고 
소리지르며 집으로 달려오면
"오냐! 회도 해먹고 푹 삶아 찜도해서 
반찬 하자"며 활짝 웃으시던 할머니...

겨울 방학때
먼산까지 동네형들 따라나서
땔감을해 지게에 지고와 내동댕이 치고선
가쁜숨 헐떡이며 
"할매!! 나무 해왔어" 하면
애기 베게하면 딱 좋겠다며
작은 나뭇짐에도 대견해 하시던 어머니

동네 형과 싸우다
덩치에 밀리고 힘까지 모자라 
형밑에 깔려서도
그형의 손가락을 물고선
"너 이겼어 졌어?" 하고 다그쳐
항복을 받아낼때 까지 
물었던 손가락 놔 주지 않아
통통부은 손 감싸안고 찾아온 
그형과 어머니께
죄송하다며 철없는 자식대신 사과하며 
못난아들 혼내시는 어머니에게 
"그냥 둬라 얻어맞고 오는것보단 훨씬낫다"며
날 역성들어 주시던 아버지...

이제 다신 그모습 볼 수 없는 당신들이기에 
오늘은 더욱 그립습니다
참으로 보고 싶습니다

 
 


  김 수미: 에나로님의 시랍니다.  어릴적 정경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08/06-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