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長). 1


               詩: 박 민철/낭송-김 수미



                  
게으른 한 여름이 
매미소리에 놀라 낮잠을 깬다 

소란스럽게 밀려 든 패거리의 구름     
날개새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영원히 그칠줄 모르는 터키식의 울음  
장마는 사랑들을 감옥속에 가두어 놓았다 

슬픈 공기속에 놓여 버리는 비 
비는  
정열과 냉정 사이에 못먹을 과일 하나를 던진다 

들풀은 흰 적삼을 풀어 기지개를 켜는데 
물정 모르는 파리 놈 눈치도 없이 빨려 들어온다 
항거하지 못한 어머니의  뺨

비는 바다 냄새와 푸죽히 닮았다 
낡아 빠진 가옥, 빼빼마른 염소들의 울음  

장마는 고산지대의 티베트 상층부처럼
방안에도  삭막한 설움을 던진다

단지, 오늘은
허상이  떠날 것을 사전에 알고 있는지 

위기의 마지막 바람이 청천을 열어둔다 

다만, 

저- 무거운 시베리아의 겨울이

아직 침대에서 나뒹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