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그리운 것들



          眞香 이일임/낭송-김수미



맑은 아침이 기지개 켜고 나면
 
바람의 이름으로 달려와

창가 가로수에 걸려드는 

먼 그리운 것들 


힘 오른 새들 하늘로 우짖고

하늘만큼 커가고 싶은 

앞산 봉우리에

어느새 내린 가을 향취, 

마른 심장 속 스미누나


이름에 간다는 말을 기워서

떠나 갈 유언을 남기는 계절

화려한 몸치장으로 

영혼 흔들어 놓고

어느 날 예고도 없이 

황량한 수평선 언저리에 

내려놓고 갈 사연



인생무상 허전한 자리 

기꺼이 따라와서 

뚝, 뚝 잎사귀 떨구면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리


가장 아름다운 

너의 눈동자를 담아서


내 그리운 것들의 알찬 기틀에서

지금 나는 충분하다


그리운 이여,

그리운 그것 하나쯤

예쁜 생명의 삽에 담아

풍년의 아침 이르는 

그 들녘에서

소리쳐 세상 부르면 

그때 너도 오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