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김수미 2009/1/20(화) | |
 강한 척, 씩씩한 척,척척...(수필) 글/ 淸幽 김수미 몸이 너무나 아프고 힘들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 하루쯤은 해가 천천히 떠오르면 안되는지... 새벽이 밝아온다고 자명종은 요란하게 울려대고 조금이라도 쉬라고 이불 속 따뜻함은 내 발목을 붙잡는다. 여자이기보다 엄마이기를 선택한 순간부터 참으로 용감해지고, 강해지고, 아마도 지구를 슈퍼맨이 지킨다면 내 가정은 내가 지키리라! 를 외쳐대는 억척 아주머니가 되어 무엇이든 해결해대는 만능로봇같은 우리 여자들의 삶. 수술한 지 얼마 안 되어도 벌떡 일어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들 챙기느라 안 아픈 척! 강한 척을 하며 씩씩하게 학교에 보내고, 회사 보낸 후에야, 조용해진 집안에서 한숨 돌리면 그제야 여기저기 아파져 오고 쑤시고... 몸살이 시작된다. 약봉지 찾아서 툭툭 입에 쓰디쓴 약을 털어 삼키고 자리에 눕는다. 잠깐이지만, 바쁜 시간과 휴전 중이다. 모임에서, 가정에서, 일 속에서도 늘 강한척하며 살아온 거 같다. 아프다고 엄살도 부려보고, 힘들다고 투정도 해보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진통제로 통증을 눌러가며 미련하리만큼 참아대다가 기력이 다되어서야 몸살이 났다고 겨우 통보하고 누울수있으니... 하지만, 누워 있어도 끼니때 되면 가족들 밥걱정에 누운 자리도 가시방석처럼 져려온다. 가끔은, 나 자신을 찾자! 나도 내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나를 위하며 살고 싶다!를 수십 번 부르짖어보지만, 생각처럼, 말처럼 구호처럼 쉽지 않다. 요즘 신세대 여성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활용하고, 투자하며 산다고 한다. 그런데 왜 유독 나는 그것이 어려운 것일까?? 바보 같아서? 두려워서? 아니다... 지금의 신세대 여성들의 야무지고 현명한 선택도 좋지만, 우리 어머님들이 살아오신 삶! 그것을 보며 자란 우리 세대는 내 어머니 세대가 우리에게 하셨듯이 어느새 그 모습을 닮아버린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어머니의 강한 모습을, 아니 강한척하신 여린 어머니를 보며, 아파도 안 아픈 척, 힘들어도 대수롭지 않은 듯 웃어넘기며 남몰래 눈물 흘리시던 어머니처럼 나는 살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무슨 죄인지, 왜! 여자라고 속으로 삭이며 내색도 못하고 그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절대로 나는 그렇게 안 산다고 큰소리를 쳤었는데, 나도 어느결에 내 어머니와 같은 길을 택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것이 아닌가. 자식을 낳아서 키워봐야 부모마음을 십 분의 일쯤이라도 알겠느냐는 옛 어른의 말씀처럼, 내가 부모 되어서 두 아이를 키워보니 어머니께서 강한 척, 씩씩한 척, 무엇이나 다 해결해내는 척척박사처럼 왜 그래야 했는지, 그것이 어머니께서 바보 같아서 자신을 위한 모든 좋은 것들을 먼저 선택하지 못하고 사신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강한 척하기를 대물림하듯이 나도 어머니를 닮아서 이렇게 강한척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힘든 부분은 참으로 많지만, 힘든 만큼 그보다 두서너 배 이상의 마음 속 풍요와 행복을 쌓아가는 중이다. 휴우...한숨 한 번 쉬고 반나절을 약기운에 쉬었으니, 이제 슬슬 가족을 위한 저녁을 준비해야겠다. 오늘 저녁은 무엇을 만들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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