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김 수미 (dkaldp1004@hanmail.net)
2004/6/14(월) 06:31 (MSIE6.0,WindowsNT5.1) 61.253.165.223 1280x1024 | |
 커피와 행복 (수필) 이른 아침 기지개를 펴고 서둘러 남편출근을 돕고 아이들 등교시키고 난 후 내 준비가 시작이다. 제일 먼저 나의 시간은 커피 물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을 한다. 스테인리스 주전자에서 물이 보글거리며 앙증맞은 소리를 낼 때 나만의 강아지머그컵에 커피를 분량 것 넣는다. 간편하다는 커피메이커도 있지만, 자그마한 스테인리스 주전자가 내겐 딱 맞는 취향이다. 우리집 귀염둥이 코니(요크셔테리어)가 타닥거리며 달려와 내게 안기고, 난 코니를 안고, 앞 베란다로 나가서 색색의 바이올렛과 갖가지 화분들에게 하루를 지탱할 생명수를 부어준다. 그리고는 "아마,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매일 분량만큼의 축복을 주실 거야."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감사함으로 아침햇살과 공기를 듬뿍 들이마신다. 귀염둥이 코니도 꼬리를 흔들며 까만 두 눈을 깜박인다. 앞 베란다의 아침준비는 끝났으니, 이제 집안 청소를 할 차례다. 소음이 적다고 선전해대는 청소기마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집안의 먼지와 밤새 마음속에 머릿속에 가득했던 못난 생각과 욕심들이 청소기속으로 한번에 확, 빨려들어가는 듯 하다. 방마다 밤새 털어버린 묵은 피로들을 말끔히 청소기 속에 밀어넣고 난 후에, 오만가지 세상의 때를 닦아내기 위해 걸레질을 해댄다. 내 마음에 이기심과 오욕부터 닦아낸 후, 아이들 방에 여기저기 보이지않는 경쟁의 욕심들을 닦아 내준다. " 아들아! 오늘은 좋은 일만, 좋은 생각만 하거라." 방을 걸레질하며 기원해본다. 치열한 경쟁 속에 한 등급이라도 올리려 눈에 불을 켜야 하는 이 세상. 오늘도 우리 아이들을 경쟁의 대열 속으로 밀어 넣는 것 같은 죄책감이 나를 서글프게 한다. 경쟁이 아니고, 자신을 키워나가며, 나이지기 위한 성장과정의 도약판이라고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맑은 물에 걸레를 주물러 헹구고는 표백제에 담가 놓는다. 세상을 새하얗게 표백할 표백제는 없는 것일까? 엉뚱한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이젠 나만의 커피 시간이다. 이 시간이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향긋한 커피향이 온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 주는듯하다. 입안 가득 은은한 향이 목젖을 타고 넘어갈 때면, 짜릿한 행복감은 팔에 솜털마저 긴장시킨다. 이 아침에 누릴 수 있는 나만의 행복이다. 이 행복함을 가지고, 오늘도 학생들을 대할 때 행복함을 줄 수 있는 그런 말을 나누리라. 그래서 함께 행복하리라 다짐해본다. 2004. 06.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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