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김 수미 (dkaldp1004@hanmail.net)
2004/6/28(월) 16:35 (MSIE6.0,WindowsNT5.1) 61.253.165.223 1280x1024 | |
 나 어릴적에 (3) ** 장마 철**(수필) 장마철이면, 떠올리는 작은 추억이 하나 있다. 어린 시절 우리집은 한옥이었고, 마당 넓은 집이 었다. 장마철만 되면 그 넓은 마당은 물이 가득찼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해 였던가... 집중호우가 쏟아져 가옥이 침수되고, 전기도 끊어진적이 있었다. 집집마다 양초와 랜턴을 준비하고 슈퍼에서 라면과 식빵 그리고, 우유를 사다놓고, 등산용 버너와 고체 연료를 준비 해놓았었다. 계속 되는 비로 인해 가게마다 물품이 동이나고, 사람들은 걱정과 근심어린 마음으로 비가 그치기만 바랬다. 그치지도 않고 계속 퍼붓는 비로 인해 우리집은 마당에 물이 넘치고 한옥이라 나무 대문 아래로 거리의 물도 마당으로 밀려 들어 왔다.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모래 주머니를 만들어 둑처럼 대문 틈새를 막아 댔고, 높이 쌓인 모래주머니 둑너머로 길거리 흙탕물이 무섭게 흘러가는것이 보였다. 집에 물이 고이는걸 막으려고 물을 퍼 낼수 있는 그릇이면 뭐든 잡고 대문 밖으로 퍼냈다. 그리고, 비를 막아내려 지붕과 지붕사이를 넓은 비닐로 이어서 담장 밖으로 내놓았다. 그리하면, 비가 그나마 집 마당으로 내리지 않고 담장 넘어로 흘러내리게 한것이다. 홀딱 젖은 옷으로 모두들 물을 퍼내며 구멍 뚫린듯한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만 지었다. 끊임없이 들리는 천둥 번개소리에 춥고 , 무섭고, 지칠대로 지친 7살짜리 어린 나는 손에 물 퍼내던 주홍빛깔의 바가지를 쥔체로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내 울음소리에 가족들도 나를 달래며, 대청마루에 앉아 비가 그치기를 간절히 바랬다. 날은 어두워가고, 그나마 빗줄기가 약간이나마 작아지자 한시름 돌리고 식빵에 우유로 허기를 채웠다. 한옥이라 부엌은 이미 물이 차고 부엌 뒷쪽 텃밭도 물에 잠겨있었다. 대문밖으로 간간이 동네어른 몇분만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집집마다 물을 퍼내느라 지친 모습들로 " 비가 그쳐야 할텐데.." 하시며 지나 가셨다. 그렇게 긴 장마가 지나가고 동네 골목마다 가구 집기들을 말리고 소독하느라 부산한 모습들이었다. 붕붕대며 하얀 연막을 뿌리며 소독차가 골목을 누비면, 철부지 아이들과 나는 하얀 연막 소독차 뒤만 따라서 뛰어 다녔다. 그리고, 연막차가 지나갈때마다 동네 집들은 문을 활짝열어 소독연기가 집에 스며들도록 하였으며, 질병이 생기지 않게 하려 집안의 살림살이들을 새로 수리하고, 식기류는 펄펄 끓는 물에 삶아내어 살균을 하였다. 하나 하나가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있는것이다. 내 어릴적 기억속에 장마는 돌이켜 생각하면 하나의 추억이 되어 내 가슴에 자리매김하고 있는것 같다. 2004. 06.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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