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김 수미 (dkaldp1004@hanmail.net)
2004/10/1(금) 00:41 (MSIE6.0,WindowsNT5.1,.NETCLR1.1.4322) 61.253.165.223 1280x1024 | |
 사랑하는 내 어머니(수필) 글-김 수미 "딩동~! " "누구세요?" " 엄마~나~~막내~~" 깜짝 놀라시며, 문을 여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씩~ 웃음이 났다. 어머니께서는 서울서 내가 내려올지 몰랐던 모양이시다. " 내려 올 거면, 연락이라도 하지...이구." 하시며, 눈을 곱게 흘기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겐 너무나 예쁜 어머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툭 말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엄마~ 여전히 예뻐~~ 역시 울 엄마야~! " 어머니께서는 " 이런...실없긴." 하시며 싫지않은 듯 웃음을 웃으신다. 서둘러 주방으로 가셔서 막내딸 무어라도 거두어 먹이시려 분주히 움직이시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나의 노후의 모습을 나는 지켜 보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는 참으로 힘든 삶을 잘 견뎌내시고 계신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처럼, 어머니께선 다 자란 자식을 셋이나 여의셨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언니, 오빠 한 명씩을 여의었고, 내가 30 후반에 들 때 내 하나뿐인 언니를 하늘로 보내야 했다. 이젠 딸이라고는 달랑 하나 남은 이 여식이 아프지나 않은지, 늘 잠자리에 편히 눕지도 못하시고 내 걱정을 하신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기에 일이 없는 날이면 평일을 택하여, 혼자 훌쩍 어머니에게 내려 오곤 한다. 내가 어머니께 해드릴 수 있는 하나의 일은 내가 잘 있다는 것, 아프지않고, 일도 성실히 하고 부지런히 살고 있는 이 여식을 보여 드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께서는 행여 남은 자식들 다치지나 않을까 싶어서, 이름도 여러 개를 작명해주시고, 나이도 제각각이다. 그래야지만, 저승사자도 헷갈려서 못 데려 간다시며... 이런 어머니의 순수하고 애틋한 마음을 내가 십 분의 일이라도 헤아릴 수 있을런지... 자식낳아 키우며, 어릴 적 "엄만~나만, 미워해~ " 하며, 철없이 투정부리던 내가 이젠 내 아이들의 투정을 듣고 있다. 달그락거리던 밥상이 내 앞으로 들려오고, 난 너무나 맛난 어머니의 손맛을,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먹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내 어머니의 주름이 잡힌 입술이 싱그러운 20대의 아릿다운 앵두 입술이 아닐지라도 내겐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찾을 수 없는 너무나 예쁜 입술의 어머니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식사를 끝낸 후 설거지를 마치고, 나는 어머니에게 화장품케이스에서 고운 앵두 빛 립스틱을 꺼내어 발라드렸다. 그리고,어머니 손에 앵두 빛 립스틱을 쥐어 드리고 는,"엄마, 립스틱이 엄마 입술을 샘내겠다...엄마 입술이 너무 예뻐서." 하며 웃었더니, "이 립스틱은 우리 막둥이 올 때마다 발라야겠네! " 하시며 흐믓해 하신다. 곱게 잔주름이 가득해지신 어머니를 뵐 때마다 내 가슴에 깊은 슬픔의 고랑 이 가득하고, 주름이 잡힌 입술을 바라볼 때는 자신의 입에 떠 넣을 밥 한 수저마저 자식 입에 떠 넣고, 물만 떠드시던 어머니의 그 힘들었던 고생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힘들다 내색 한번 안 하시고, 치마 두른 여장부처럼 늘 강한 모습만 보여 주시던 내 어머니... 이젠 이 여식이 어머니의 그 힘든 마음, 그 사랑을 배운데로 다 돌려 드리고 싶다. 아니, 다 돌려 드릴수도 없이 너무나 큰 사랑으로 이렇게 우리는 성장했다. 비록, 어머니의 곱고 아리따운 젊은 날의 모습으로 되돌릴 순 없더라도 고운 입술에 늘 미소만 가득하시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내 작은 바람이 있다면, 가슴속에 묻어둔 아픔까지도 싸매어 더 이상 아프지않게 해드리고 싶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慾報沈恩(욕보심은)인데 昊天罔極(호천망극) 이라 하듯이, 내가 부모님의 은혜를 갚으려 하나 그 은혜가 넓고 큰 하늘과 같아 한이 없음에 가슴으로 늘 감사하고 감사 할 따름이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내 어머니, 오래오래 행복하게 웃으시며 건강하시길. 내가 받은 어머니의 그 깊은 사랑 하나하나 퍼 올려 다 드릴 때까지만이라도. 2004. 10.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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