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김수미 (dkaldp1004@hanmail.net)
2005/10/25(화) 17:49 (MSIE6.0,WindowsNT5.1,.NETCLR1.1.4322) 211.186.19.206 1280x1024 | |
 살다보면(수필) 글-淸幽 김수미 요즘 인생을 또 하나 배우는 것 같다. 그간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자부하고, 많은 사람 앞에 당당히 서서 가르치며, 배우며 살았는데, 강의계약 문제가 얽히면서 당혹함 속에 무척 많은 맘고생을 하게 되었다. 자존심도 내려놓아야하고 또, 당장에 발등에 불부터 꺼야 하기에 말 못하고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어렵게 불 하나 끄면 다음 불씨가 머리를 내밀고, 참나..., 세상이 여간 나를 흔드는게 아니었다. 그러다가 문득, 우연히 접하게 된 새로운 일. '전화 상담원' ' 텔레마케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40 넘은 나이에 동생나이의 동료들과 같이 마음을 맞추며 하나하나 배워보았다. 열심히 사는 그들의 눈빛과 미소에서 참 많은 걸 느끼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상대와의 대화 속에 제품을 소개하고, 불만을 들어주며 불편한 심기를 진정시켜주는 마음 도우미 같은 사람들 이란것을. 나는 열심히 나름대로 대화의 글도 만들어서 연습도 하며 자신감이 서고 있었다. 그런데,전화기를 들고 상담하다 보니,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접하게 되었다. 버럭~ 화부터 내는 사람, 엉뚱한 이야기부터 하는 사람, 바쁘다며 기분 나빠하는사람, 계약을 할듯하다가 속만 뒤집는 사람, 전화 들기가 무섭게 끊어버리는 사람, 그리고, 욕부터 하는 사람등등..., 더욱, 어린 학생이 전화받아서는 '당신이 무엇인데'를 운운하며 막말을 퍼 불때면 처음에 가졌던 자신감이 바닷가에 쌓아올린 모래성이되어 파도에 쓸려 쏟아지는 참담함까지 느끼게 했다. 나는 속상함에 한숨 한번 쉬고 옆을 보니, 환하게 웃는 어여쁜 동생동료가 힘내라며, " 언니, 우리는 그런 일로 마음 상하는 거, 다 초월했어요. 어이 없는 일도 있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우리가 참아야죠. 언니~ 힘내요~~" 하며 따뜻한 차 한잔을 내미는 것이다. 어찌나 예쁘고 사랑스럽던지... "그래, 내가 이렇게 주저 앉을 순 없지. 나도 고객 입장이 되어서 혹시라도 저렇게 맘에 상처를 준 적은 없었나?"를 생각해보며 반성하는 기회도 되었다. 내가 그간에 편안하게 살았었나 싶고, 살다 보니 나도 이렇게 입장이 바뀌는 일도 생기는구나 싶어졌다. 나는 나름대로 참 많이 혼자 애쓰며 살았다 싶었는데 이 일을 통해서 나보다 더 애쓰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싶어서 많이 부끄러웠다. "에이...,여기서 주저앉을 내가 아니지. 내일은 또다시 해가 뜬다는 말처럼 내일은 좋은 날이 될 거야, 그리고, 또 힘들어질 수도 있겠지. 마음의 상처도 받겠지. 그렇지만, 살다 보면 더 큰 상처도 이겨내야 할 텐데, 아마도 하나님께서 강인함을 주시려고 내 연약함을 강함으로 만들어 주시나 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어려운 시련일지라도 저는 넘어지지 않을 겁니다. 하나님이 계시니까요." 퇴근길 돌아오면서 혼자 마음을 다스려본다. 살다보면...그래, 살다보면... 2005.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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