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이름: 김수미 (dkaldp1004@hanmail.net)
2004/10/29(금) 00:44 (MSIE6.0,WindowsNT5.1,SV1,.NETCLR1.1.4322) 61.253.165.223 1280x1024
|
 간식/수필 간식
글-김수미
밖의 일을 끝내고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와서 저녁을 서둘렀다.
장대만큼이나 큰 듬직한 큰아이와
요즘 말하는 긴 다리의 작은 아이는 공부를 끝내고
장난을 치며 저녁식사를 기다고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하고 힘들었던 나는 "어서 저녁 먹으려면, 정리 좀 하고
식탁에 수저도 가져다 놓아야지, 장난만 치니~!!"하며
핀잔을 주었다.
아이들은 " 네~ " 하며 대답은 해놓고, 또 장난을 치고 있다.
눈 흘기며 " 어~허! " 소리와 큰 기침을 하자
아이들이 벌떡 일어나 식탁에 수저를 놓고 준비를 한다.
막 지은 밥과 찌개와 반찬을 차려 놓고 식사를 하는데
큰아이가 "엄마, 나 오늘 간식도 못 먹었어요." 하는것이다.
분명히 간식을 아이들 것 다 준비해서 차로 실어다 주기까지 했는데.
그리고 큰아이가 간식을 친구들과 들고 들어가는 것도 봤는데.
이해가 되질 않았다.
"도대체 무슨 말이니? 분명 엄마가 간식 실어다 줬잖아?
너희 같이 먹으라고 한 명도 안 빼고 다 준비한 건데.???"
했더니, 큰아이 "엄마. 친구들이랑 간식 가져가는데 모르는 아이들이
와서요. 같이 들어준다고 하면서 다른 친구 것을 들고 도망갔데요." 하는 것이다.
나는 기가 막혀서 "에구,....못살아."했더니 큰아이가 "엄마 그래서요, 세 명이
먹을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안 먹고 그냥 친구들 줬더니, 짝꿍이 자기도
같이 안 먹겠다면서요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주고요, 또 다른 친구도 그렇게 해서
우리 세명만 못 먹고 말았어요."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럼 다른 친구들과 조금씩 서로 나눠먹으면 세명이 못먹고
있진 않았을건데 다른친구들이 너무 한거네..." 했더니, 큰아이가"아니요..
다른 친구들이 같이 나눠 먹자고 했는데 내가 봐선 모자를것같구..그렇다고
먹고나면 더 먹고 싶을것 같고..그래서 아예 안먹고 괜찮다고 했어요.
먹는 친구들이 너무나 행복하게 먹으니까 난 기분이 더 좋던데요. " 하는것이다.
"그럼 많이 배고팠겠네?" 했더니 큰아이는" 아니요~아이들이 엄마가 해준
간식은 어디서도 사서 줄 수 없으니까 대신 조금씩 용돈 거둬서 공부 끝내고 분식집
가자고해서 함께 가서 맛있게 먹었어요. 난 친구들과 참 좋았지만, 엄마에겐
해주신 간식 못 먹어 미안해서 말씀 드린 거예요." 하는 것이다.
나는 챙겨준 밥그릇도 친구 줘버리는 큰아이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부쩍 커버린 듯한 아이가 대견스럽고, 엄마에게 챙겨준 간식 못 먹어
죄송해 하며 겸연쩍게 웃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아이가 하나하나 사회를 배워나가는 것 같아 흐믓하기 까지 했다.
친구와의 중요한 우정도 더욱 키워나가고, 서로 아끼는
맘으로 함께 하는 반 친구들도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가만히 듣던 작은 아이가 "엄마~나도 우리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나눠먹어요."
하며 씩 웃는다. 나는 "그래~그래~우리 예쁜보물들~~" 하며 웃었더니
"에이~엄마 ~모에요~~하하하" 하며 모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식사를 거의 끝낼 때쯤에 전화가 울렸다.
큰아이 친구네 어머님들이 줄줄이 전화로 인사를 하셨다.
아이들에게 오늘일 이야기 들었다며 아이들과 우리 큰아이가 너무
사랑스럽다며 이렇게 좋은 우정은 키워주자고 하며 다들 행복해 하신다.
그래. 세상은 따뜻한거야. 그리고, 살맛이 나는 거야.
튼튼하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미래가
이렇게들 잘 커 주고 있으니 말이지...
오늘 하루의 힘들었던 일들이 봄 눈 녹듯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저녁이었다.
|
ⓒ Copyright 1999~ TECHNOTE-TOP / TECHNOTE.INC,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