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무늬 찻잔詩: 김 수미 하얀 꽃이 수놓아진 찻잔을 바라 볼 때마다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마주앉아 나누던 차 한잔의 따스함이 그대 떠난 뒤 이젠 싸늘하게 식은 찻잔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대가 못 견디게 보고 싶은 날이면 난, 차 한잔을 향긋하게 준비하고 그대의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행여 그대 모습 잊힐까 물끄러미 찻잔을 들여다 봅니다. 내 코끝에 매달리는 아릿한 그대의 향기. 동그랗게 찻잔 속으로 가득히 차오르는 그대 모습 뚝, 흐려진 눈가에서 흐르던 눈물이 찻잔 속의 그대 모습을 흔들어 지워냅니다. 내 앞에 그대는 없는데 그대의 기억이 가득한 하얀 꽃무늬 찻잔만 덩그러니 남아 여린 내 가슴을 멍 들여 놓습니다. 오늘도 그대의 기억 속 향기를 마시며 가슴속에 그대를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