鳥島(조도)-3

글/나천수


사람들이 꾸는 꿈이라는 것은
遠景에서는 아름답지만
近景에서는 추한 모습이거나
아예 보이지를 않는다.
신기루나 무지개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말하랴.
내가 나를 볼 수 없듯이
전체를 보려면
가까이 가지 말고
멀리 떨어져야 하느니
거울 속으로 들어간다고
속까지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창살 없는 감옥
일상의 늪에서 탈출하여
새처럼 하늘 높이 날아
세상사를 한눈에 조감하려 한다,
自我를 찾으려고,

날개가 없는 것들은
하늘을 그리워하느니
날아보지 않고서야
날개 짓 파닥거림이 
신기루라는 것을 어찌 알랴.

다도해의 하늘 높은 곳에서 날개 짓하는
새들의 섬이라고 불리는 鳥島에 가면
새는 보이지 않고
새털만 부옇게 바다위에 널렸다.
그게 새털인지
파도의 포말인지 몰라도,

얼마나 힘든 파닥거림이었으면
열병 앓은 자처럼 털이 빠질까,

파닥거리지 않으면 
추락하기 때문에, 
안간힘을 다한 허우적거림이
마치 신기루나 무지개를 쫒는 
몽유병자 같다.

남해바다에 깔린 새털이
하늘에 비치면 새털구름
털 빠진 새들이 잃어버린 새털 주우러
하늘과 바다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날개 짓 힘겹게 하지만
빠진 새털 다시 붙지 않으니

꿈과 현실을 오가는 
날개 짓 너무 힘이 든다고
가쁜 숨을 내쉬는 것 같고
슬픈 울음소리 뱉어내는 것 같다.

털 빠진 날개깃 사이로 바람 가르는 소리가...........


2004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