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꽃나무

詩-오영자/낭송-김수미



산과 들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아름답게 색동옷을 갈아입고

어두운 세상을 눈이 부시도록
환하게 비추고 있다,

꽃 속에 취하여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시름을 잊은듯하여
마음이 덩달아 기쁘다,

손에 손잡고 산으로 향하는 
연인들과 가족들의 행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새싹이 엷은 잎사귀를 틔우고
그 결실이 아름다운 꽃으로 
탄생하는 날

꽃 세계에서는 무슨 행사를 치르며,
축복을 해 줄까!

아마 
큰 잔지를 베풀어 주지 않을까?

이렇게 온 세상에 
기쁨과 행복을 주니 말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마다 
꽃 찬지를 반기며

행복하게 하고 
평화를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꽃은 보고 있으면 너무나 아름답고 예뻐서
한동안 잡념이 모두 사라지고 

백설공주가 왕자님을 만난 것처럼 
내 마음도 기쁘고 설레니 말이다,

깊은 꽃향기에 취해 동심의 세계로
잠시나마 착각하여 날고 있음을 느낀다.

예쁘고 향기로운 
꽃만큼은 아니어도 
조금은 세상이 아름답게 
변했으면 좋겠다

많은 꽃송이 사랑을 받으며 입맞추고 
연인들이 연애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꽃을 바라보지만,
담 밑에 외로이 핀 
한 나무에 하얀 철쭉을 보았다,

고독을 말하는 것 같은 꽃,
찾는 이 하나 없지만 

자신과 싸우며 잣대를 재면서,
외로운 투쟁을 하면서 피어났으리라

말 없는 꽃나무 꽃송이이지만 
사랑해주는 이를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너무 슬퍼서 쓸쓸해서
스스로 장례를 치르는지,
하얀 소복 차림에 옷처럼
깨끗한 백색으로 입고 있는 가녀린 꽃

자신의 존재를 
이어 주기를 바라는지

많은 가지를 찢어질 듯이 
늘어뜨리고 있는 신기한 모습은 

뿌리를 내리려는 
삶과 같이 보였다

하늘에서는 비가 조용히 내린다

행여 
외로운 하얀 철쭉꽃 슬플까 봐,
소리없이 
꽃잎에 내려앉아 땅으로 떨어진다,


외로운 꽃이여 
너만이 외롭고 
고독한 것은 아니란다

인생도 고독의 자리를 벗어나서
더 넓은 세상으로 달려가기 위해 

너처럼 
외로운 투쟁을 견디며 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