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차 


  
           詩-김 지숙







물빛 초록을 닮은

계단식 언덕배기




한치의 밭고랑도

어긋나지 않은 채



머리컷트 단정함으로

햇볕에 가슴을 떠 안고 있다







아낙네들의

흰 두건 두르고 녹차 따는 모습들은




솜털구름 느릿느릿하게

산책하는 것 같다







가스렌지 주전자에서

펄펄 끓는 고통을 참아내며



내 입속에서


깔끔함으로 헹구어주는


연둣빛 향기












주섬주섬 내 가방 속으로



녹차를 가득 채우고는




내 마음은 층계를 내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