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을 걷어내고 어둠을 걷어내고 (병실에서)
시/ 淸幽 김수미
기나긴 터널을 지나가는 완행열차처럼
어둡고 긴, 크노소스 궁전의 미로처럼
생과 사의 긴 시간.
얼마나 오랫동안 그 먼 길을 헤맸던가.
아침이 오지 않고 기나긴 밤으로 가득한
숨소리조차 거부되는 시간들.
한없이 빠져드는 깊은 어둠 속에서
나지막이 들리는 간절한 기도 소리.
아주 머나먼 바다
작은 등대의 불빛처럼
어둠을 걷어내고 희미한 여명이 다가선다.
생을 향한 작은 미로의 끝이
어둠 저편에 작은 점 하나로 열리고
내 사랑하는 따뜻한 이들
희미하게 밝아오는 아침과 함께
전설 속 승리하고 돌아온 영웅을 맞이하듯
기쁨의 눈물로 부둥켜안는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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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하얀 생명의 아침이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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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