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로터리 소나무 詩-조동목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 고가도로 밑 작은 푸른 섬에 산에서 옮겨 심은 소나무가 있다 자동차가 내지르는 소음이 파도 되어 밀려와 서울의 주름살로 물결친다 오염된 바다위의 청솔은 거친 삭풍에도 찬찬히 빛내던 끈기로 매연에 할킨 도시의 숨통을 터준다 바람이 분다 솔잎마다 분산을 떨던 솔향기가 거리에 뒹구는 삶의 조각들에 묻어나는 그을음을 닦아내고 소나무 위에 걸린 태초의 푸른 하늘에 행인들이 문명에 긁힌, 그래서 보채는 일상을 헹굴 때 솔바람 불어,펄펄 살아있는 거리에서 난,가던 길 멈추고 그대 입술의 싱싱한 풋내를 맡는다 진달레꽃보다,철쭉꽃보다 더 아름다운 소나무가 마음에 두고 가끔 훔쳐보는 거리 혜화동 로터리를 지키고 있다
나레이터: 김 수미
혜화동 로터리 소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