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詩-나천수/낭송-김수미


하늘에나, 땅에나, 
사람들 마음 안에나 
깊이를 알 수 없는 강이 있어,
흐르는 강줄기는 밑바닥을 침식하며
하나를 둘로 갈라놓는다.

처음 둘로 갈라진 틈새가 아주 작았는데,
어느새 커져 
서로 손짓하여도, 
소리를 질러 봐도 
닫지 않을 때가 되면
깊게 패인 골에는 
그리움의 강물이 흐른다.

이쪽에는 내가 있고
저쪽에는 네가 있어, 둘이 서로
건너오라고, 건너가자 손짓하지만
어찌 쉽게 건널 수 있으랴.

그리움의 눈물이 더해질수록
그리움의 강물은 깊어지는데,

그리움의 강물에 빠져 
그리움의 강물 울컥 울컥 
들이마시다 보면
환각의 오작교(烏鵲橋)가 보이리니,

내가 건너든지,
네가 건너든지,
건너갔다면 헤어지지 않았을 것을,

서로 건너려다 
환각의 다리 중간에서
그저 눈물만 흘리다가
꿈에서 깨어나자 어느새
나는 이쪽에 너는 저쪽으로 갈라져
통곡의 눈물 주룩 주룩 흘리고 있으니,

환각의 오작교가 만들어지는 
칠월 초이렛날 밤부터
칠월 장마가 드는 것이

슬픈 사연의 견우, 
직녀가 흘리는 눈물인가,

그리움의 눈물이 봇물처럼 터져
흐르는 눈물 줄기가 강바닥을 훑어 내리니

하늘에나 땅에나, 
사람의 마음 안에나
그리움이 범람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