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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김수미 (daldp1004@hanmail.net)
2005/6/11(토) 10:59 (MSIE6.0,WindowsNT5.1,SV1) 61.253.205.147 1280x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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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수필) 친구
글-淸幽 김수미
따르릉...,따르릉...
전화벨이 울리고 수화기 저편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찌 살고 있니? 요~깍쟁이!! 하하하~ 나 기억이나 나니?"
"어...,너..정혜...,정혜맞지?"
너무나 뜻밖이고 반가운 친구 목소리에 나는 너무나 반가웠다.
정혜.
한 4년간 연락이 두절됐던 친구이다.
무척 싹싹하고 상냥했던 친구 정혜.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무릅쓰고, 좋다는 혼처자리 마다하며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당차게 결혼을 강행해서
우리 친구들 몇만 결혼식에 참석했다.
부모님도 오시질 않은 우울한 결혼식이었는데
정혜만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1년 남짓 연락하더니 어느 날부터 연락이 두절되고
소식을 알 수가 없었는데 이제야 내게 연락을 한 것이다.
학창시절 공부면 공부, 노래면 노래, 만능재주꾼 이쁜이 정혜가
그간 어찌 살았는지 무척 궁금했다.
말 못할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아니,그렇다 해도 우리는 친구인데
못할 이야기 없이 속을 터 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나는 나름대로
서운함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사는 게 바빠서라며 그간에 잊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정혜의 전화를 받고는 서운함보다 오히려 미안함이 앞섰다.
"정혜야~ 아픈 데 없지? 건강한거지? 잘 사는거지?" 쉼 없이 물었다.
정혜는 " 응. 나 건강해. 너도 아픈데 없지? 나 ...,너 무척 보고 싶었어.
다른 친구들보다도 더...,미안해. 나 용서할거지...?"하며 말끝을 흐리며 울먹인다.
" 바보야!! 용서는 무슨...,우린 친구잖아. 난 정혜 네가 나를 잊어 버리고 사는지 알았네.
깍쟁아~! 나보다 더~깍쟁이! " 하고 웃자 정혜는 "말 나온김에...,내일 시간 좀 내줄래?
친구들에게도 전해줘...,우리 집에서 저녁이라도 먹자. "하며 빨리 시간 정하라고 재촉을 한다.
그래서 오후 7시로 정하고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다음날 친구들과 정혜네 집을 찾아갔다.
골목골목 돌아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는 언덕에 낡은 파란색 양철 대문집에
이르러서야 정혜를 볼 수 있었다.
반가워서 부둥켜안고는 학창시절 여학생들처럼 팔짝팔짝 뛰었다.
정혜의 남편은 일일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했다.
우린 정혜의 그런 생활이 맘에 걸리고 속상했다.
" 정혜야...,많이 힘들지...? 바보야. 연락이라도 하지 그랬어...!"그러자
정혜는" 힘이야 들지...,사는데 힘 안들이고 살 순 없잖아. 그래도 난 행복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땀흘려 정직하게 살잖아. 그리고,비록 하루 벌어서 하루 먹어야 하는
생활이지만 아직까진 남에게 슬프게 아프게 속상하게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살잖아.
그리고,조만간 작은 가게 하나 낼 거야. 그간에 적금 넣은거 타면 돼."
자신만큼이나 사랑스럽고 예쁜 말을 하는 정혜가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내게 이런 착한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가슴 뿌듯해진다.
친구들과 정혜의 손을 꼭 잡아주며 "그래. 정혜야!너는 꼭 잘 살거야. 우리는 너 믿어.
그리고 너 많이 사랑한다. 그거 알지?" 하며 웃었다.
오랜만에 웃음꽃 피우며 하하 호호 웃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저녁식사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와 노릇하게 구워가며 먹는 삼겹살 그리고 술 한잔으로
정담을 나누는데 정혜의 옆 지기(신랑)가 들어왔다.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같이 식사를 했다.
술 한 잔에 지나온 이야기들로 정겨움이 무르익으니
달님도 시샘하고 별빛도 무색할 정도였다.
정혜 신랑이 뜬금없이 내게 술 한잔을 권하며
" 우리 정혜가 이야기 많이 해서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하며 이야기를 한다.
나는 " 아...,그래요? 하하하. " 하며 웃었고
정혜신랑은" 정혜가 저랑 살면서 참 많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혜가 힘들 때마다 하는 말이 친구에게 자신이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잘 살아야 친구도 마음이 편할 거라고 하면서 학창시절 이야기를 줄줄 이야기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어지고, 우리 정혜도 행복하게 꼭 해줘야겠다 싶어서
힘내게 되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만나뵈니 더 없이 저도 행복합니다.
언제라도 모여서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을 때 오세요. 그리고 불러주세요.
그러면 저와 정혜 달려갑니다. 하하하" 하며 웃었다.
가만히 정혜신랑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좋은 사람과 참 좋은 친구가 만났구나 싶어지고
그런 사람들 곁에 나도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졌다.
식후 차 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가슴은 벅찬 행복을
얻어온 거 같아서 울렁거리는 기쁨으로 가득 차 올랐다.
나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가장 빛나는 별에게 말을 했다.
"정혜야...,넌 영원히 내 친구 맞아!~~많이 사랑해~그리고 난 네가 있어서 더 행복하단다.
그리고 고마워...,친구야. 이렇게 기쁨과 행복을 가득히 가슴에 안겨줘서."
2005. 0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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