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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김수미
2009/6/1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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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텃밭을 가꾸며 (수필) 작은 텃밭을 가꾸며
글/ 淸幽 김수미
보슬보슬한 흙속에서 튼실하게 올라선 고추 모종과
상추 모종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하루가 다르게 햇빛을 먹고 바람을 먹고 관심의 눈빛을 먹으며
자라나는 모종들은 마냥 신난 유치원생 아이 같습니다.
작은 모종삽으로 퇴비 한 움큼의 양을 떠서 골고루 모종 위에 얹어주며
쑥쑥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덕담도 한마디 보태어 주면 바람에 흔들림인지는 모르나,
초록 잎사귀를 흔들며 끄덕이는듯합니다.
잎사귀에 붙은 벌레도 잡아주고, 누런 잎도 떼어주며 마냥 행복해지는 마음으로
바라보려니, 순간, 가슴 한 곳이 아려옵니다. 눈물마저 핑그르르 돌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내 어머니가 떠올라 멍하니, 망부석이 된 듯 몸이 굳어져 버립니다.
생전에 어머니께서도 집 앞 텃밭을 가꾸며 이런 마음이셨으리라.
서울 사는 딸에게 전화로 오늘은 한 뺨 가량 모종이 컸다 하시며, 즐거워하셨고,
수확하면 서울로 바로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던 어머니.
매년 올려 보내주신 그 알토랑 같은 채소와 열매들이 그때는 내게 마냥 즐거움이 되었지만,
지금 내 앞에 놓인 모종 끝에 매달린 열매들은 그리움과 보고픔의 눈물이 돼버립니다.
2년 전까지 어머니의 목소리와 따뜻한 체온까지도 내 곁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그 어느 곳에도 내 어머니의 목소리와 체온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다만,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사진 속에서 웃고 계시는 어머니만이 내 곁에 계십니다.
그리움이 차오른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는 흙만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청설모 한 마리가 쪼르륵 나무를 타며,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갑니다.
눈을 들어 파란 하늘을 보니, 하얀 구름이 흘러갑니다.
아마, 저 하늘 어느 곳엔가 내 어머니의 새하얀 천국이 있겠지요.
그곳에서 지켜보시는 내 어머니의 따뜻한 눈빛이 지금 모종에 비춰주는 햇살이 되어
내 곁에서 함께 텃밭을 가꾸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어머니..., 어머니의 딸로, 부끄럼 없이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텃밭에 사랑스러운 모종처럼 내 아이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기뻐하며, 사랑으로 가르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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